메탈기어 솔리드2의 엔딩 연설이 아직도 유효한 이유

https://www.destructoid.com/why-metal-gear-solid-2-s-ending-speech-still-matters-495992.phtml

2018/03/27
Chris Hovermale

이것들이 바로 내가 후세에 남길 것들이다.

창조적인 매체는 강력한 도구가 된다. 비디오게임은 특히 더 그렇다. 우리들은 이 사실을 잘 안다. 비디오 게임 웹사이트에 접속해서 이 글을 읽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비디오 게임에 흥미가 있다는 뜻일 테니까. 한편에서는 게임을 찬양하고 악마화하는 악순환이 돌아가고 있다. 우리 사이트와 커뮤니티는 언제나 게임을 지지하는데, 그 이유를 나열하자면 너무 많아서 지면이 부족할 정도다. 그렇게 하는 대신 비디오 게임 스토리텔링의 한 부분을 조명해보면서, 왜 게임이 우리의 미래인 것인지를 알아보고자 한다.

코지마 히데오는 메탈기어 솔리드2의 마지막을 ‘예술이 인간성에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에 대한 일장 연설로 마무리지었다. 이는 다소 진부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허나 이 연설은 우리가 간과하는 진실을 지적할 뿐만 아니라, 게임이 발매된 당시보다도 오늘날 더욱 유효한 메세지를 담고 있기도 하다. 지금이야말로, 게임과 다른 매체들의 긍정적인 힘을 그리고 있는 이 연설을 자세히 뜯어볼 때이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이하 내용은 메탈기어 솔리드2의 주요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다. 나온 지 거의 20년이 다 되어가는 게임이지만, 스포일러 경고를 하지 않는 것은 매너에 어긋나는 일일 것이다.


인생은 그저 유전자를 물려주는 것 뿐만이 아니다. 우리는 DNA보다도 더 많은 것을 남길 수 있다. 연설, 음악, 문학, 영화… 우리가 보고, 듣고, 느낀 것… 분노, 즐거움, 슬픔… 이것들이 바로 내가 후세에 남길 것들이다. 내가 살아가는 이유다.

코지마는 게임을 영화처럼 다루기로 유명하다. 그는 프로듀싱한 게임의 컷신에 게임플레이와 동등한 정도의 비중을 둔다. 메탈기어와 스내처, 그리고 지금도 역시 그는 게임 디렉터이면서 동시에 스토리텔러다.

코지마는 게임을 예술 매체의 하나로 다뤘다. 그는 메탈기어에서 코미디를 통해 즐거움을 남겼고, 드라마를 통해 슬픔을 남겼고, 갈등을 통해 분노를 남겼다. 이것은 코지마의 영감에 기초한 성명서이자, 그의 게임들의 기묘하게 꼬인 플롯을 구성하는 것이기도 하다.

유사 이래, 인간은 자신의 경험을 각종 매체를 통해 미래 세대에 전달하고자 했다. 책은 선조들의 실수와 그들의 성취를 기록했다. 흑백 TV는 문화의 힘을 맛보여주었으며 한 세기 뒤까지 이어지는 흐름을 만들어 냈다. 원시 부족들은 그들의 이야기를 자손들에게 들려주었다. 르네상스 시기의 예술가들은 역사와 신화에 대한 작품을 남겼다. 소설가들은 현실의 이슈를 반영하여 가상의 이야기를 써내려갔다.

오늘날 우리는 경험과 가치를 기록하고 공유할 다양한 매체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비디오게임도 이 중 하나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불빛을 쥐어주고, 우리의 혼란스럽고 슬픈 역사를 가르쳐야 할 의무가 있다. 디지털 시대의 마법을 이용해 그렇게 해야만 한다.

디지털 시대는 우리에게 전에 없던 힘을 부여해주었다. 우리는 집에 앉아 손바닥을 들여다 보는 것만으로, 각종 정보를 곧장 찾아볼 수 있다. 너무나 당연해서 신경쓰지 않고 있지만, 이는 굉장한 축복이다. 그리고 이 힘은 컨텐츠 뒤의 맥락을 오독할 경우 그 부작용이 나타나게 된다. 스네이크가 말한 대로, 우리는 환하게 불빛을 비추어 정보를 올바르게 이용할 필요가 있다.

발리언트 하츠는 우리가 역사의 어두운 부분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막아주는 인터랙티브 다큐멘터리다. 그래비티 러시의 판타지 스토리는 플레이어가 악의를 물리치고 가슴 따뜻해지는 순간에 이르도록 만든다. 바이오하자드7이 베이커 가문 사람들을 그려내는 방식이 현실의 시골 주민들에 대한 편견으로 이어졌을까? 당연히 아니다. 플레이어들은 현실과 시나리오를 구분해서 받아들일 줄 안다.

어떠한 행동, 어떠한 신념을 보여주는 것은 그 행동과 신념을 지지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신념을 지지하는 것은 사람이 하는 일이다. 이야기는 정보를 전달하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 이야기를 해석해서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를 알아내고, 그것이 저작자의 의도에 부합하는지를 알아내는 것은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이다. 의도는 이야기에 그대로 드러나 있을수도 있고, 반대로 표현되어 있을 수도 있고, 행위를 반복하게 만드는 것 자체가 의도일 수도 있다.

기술은 우리를 그동안 접해본 적 없는 경지로 이끌어주고 소통할 수 있도록 해 주었다. 우리는 의식의 깊은 곳까지 타인과 공유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인터넷은 단순히 정보에 접근해주는 것 뿐만 아니라, 정보를 만들고 공유할 수 있게 해 주기 때문에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것이다. 이는 절대 쉬운 일은 아니지만, 우리는 기술을 이용해 전에없이 적은 노력을 통해 이루어낼 수 있게 되었다.

이것이 디지털 시대에 컨텐츠 크리에이터들이 이름을 떨치게 된 이유다. 누구나가 이야기를 쓰고, 비디오를 찍고, 그림을 그리고, 앱을 만드는 등의 행위를 통해 세상에 자신의 족적을 남길 수 있게 되었다. 개개인이 얼마나 강력한 문화적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가, 생각해보면 대단한 일이다. 메기솔2의 클라이막스 장면은 이 영향력을 지키는 것이 얼마나 고귀한 일인가를 말한다.



인류는 언젠가 멸종하고, 새로운 종이 지구를 지배하게 될 수도 있다. 어쩌면 지구 자체가 한계를 맞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래도 우리는 우리의 삶의 자취를 남겨야 할 의무가 있다. 미래를 만드는 것과 과거를 보존하는 것은 같은 일이다.

과거를 보존하는 것은 과거를 이해하고 거기에서 배우기 위해서다. 우리가 후손들을 가르쳐줄 수 없게 될 때, 우리가 남기고 간 것만이 더 나은 미래를 만드는데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창조적 매체야말로 우리가 남길 수 있는 것들 중 무엇보다도 명료한 것이다.

우리의 미래는 우리의 과거에 의해 규정된다. 과거를 부정하고 망각하는 것은 우리의 최대의 실수를 스스로 되풀이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는 지식에 기반하여 행동하기 때문에, 과거를 인정하고 연구하여 받아들이는 것이 더 나은 미래를 만드는 것으로 이어진다.

비디오게임은 사회적으로 탄압당한 첫 번째 매체는 아니다. 그리고 마지막도 아닐 것이다. 과거에 영화, TV, 만화, 문학, 예술 모두가 같은 길을 걸어왔다. 그리고 이들은 여전히 존재하며, 어느 때보다도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이는 우리가 매체들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의 중요성을 알기 때문이다. 사상을 공유하는 것은 지금의 우리보다 나은 미래 세대를 준비하는 한 방법이다.

게임은 우리를 규정짓는다. 우리가 무언가에 영향을 받기 쉬워서가 아니다, 우리가 게임에서 배울 점이 많기 때문이다. 게임은 우리 자신을 돌아보는것을 돕는다. 게임은 세상을 이해하는 것을 돕는다. 게임은 우리가 타인을 이해하는 것을 돕는다. 미디어는 경계를 넘어서 정보를 전달하며, 우리는 그 정보를 통해 자기계발을 이뤄낸다. 정보기술은 올바른 결정을 위한 충분한 컨텍스트를 제공하는 것에 의의가 있다.



우리는 비디오게임이 얼마나 유익한가에 대해 꾸준히 이야기해 왔다. 그리고 우리는 비디오게임이 그 이상으로 좋은 일을 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사실을 안다. 우리가 이런 글을 발행하여 토론을 유도하고 이 주제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자 하는 이유다. 디스트럭토이드가 Flixist와 Japanator로 가지를 넓혀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크리에이터들은 그들의 열정을 매체에 담아 사람들이 성장하는데에 도움을 준다. 메탈기어 솔리드에서는 세상을 지키는 것이었던 플롯이, 메기솔2에서는 인터넷의 자유를 지키는 것으로 바뀐 이유다. 이것이 코지마가 게임을 그 연설로 끝맺은 이유다. 그리고 이것은 게임이 더 나은 미래에 도움이 되는 수많은 이유 중 한 가지 이기도 하다.


덧글

  • JIP 2018/03/30 13:03 # 답글

    게임이 발매된 당시에는 이 메세지가 어떤 의미인지 잘 몰랐는데 지금에서야 깨닫게 되었다는 느낌이 들어요.
    아무래도 전작에서의 테마랑(DNA와 인간 개체의 생존 문제) 완전히 이질적인 형태라 더 그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시대를 너무 앞서갔던(!) 코지마옹이 이제는 자유인이 되어 어떤 게임을 만들어낼지 기대됩니다^^
  • 파란장미Jack 2018/03/30 14:23 # 답글

    보통은 게임은 "하는것"이라는 고정관념이 있습니다만
    코지마감독님의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은 게임을 "하는것"
    만이 아닌 게임을 "느끼게"해주는 것이 가장큰 매력이라 생각합니다

    느끼고 생각하기에 기억되는것...
    그것이 이 시리즈를 포함한 여러 명작이 기억에 남는
    큰 이유가 아닐까 하는군요...
댓글 입력 영역


whos.amung.us 통계

제대로 된 애드센스

Google Analytic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