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폴드 v. 갤럭시Z 폴드2

1년 전 2019년 9월 초순, 한 차례 발매연기 후 오랫동안 침묵을 지켜오던 갤럭시 폴드가 발매일을 재확정지었습니다.

당시 약 반년을 폴드만 바라보면서 기다려왔던 저는, 이 비싼걸 조금이라도 빨리 써 보겠답시고 서울시내 백화점의 삼성 매장을 전전했었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간신히 예약을 넣고 운 좋게 조금 일찍 받아서 딱 1년을 사용한 뒤, 2020년 9월.

갤럭시 폴드의 후속기인 갤럭시 Z 폴드2가 발매되었습니다.

정규 라인업이 되어 돌아온 폴드2.



애초에 저는 폴드2로 기변할 생각은 없었습니다. 폴드1은 초기모델답게 여기저기 모자란 부분이 있지만, 그래도 큰 불만 없이 쓸만한 수준은 됐기 때문에요. 출고가 240만원짜리 폰을 매년 갈아치우는 것도 부담이기도 했구요.

그런데 삼성에서 기존 폴드 유저들에게 기기 컨디션을 묻지 않는 100만원 중고 보상을 해 준다고 했죠.

이상이 폴드2 충동구매 사건의 전말입니다.

다음달의 내가 어떻게든 해 줄거야.



블로그같은 건 관리하지 않은 지 한참이고, 긴 글을 써 본지는 그보다도 더 오래 되었습니다. 그래도 나름대로 유니크한 기기를 1년간 써 본 경험, 후속기기에서 다르게 다가온 부분들을 한번 정리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100만원짜리 교환권.



1. 전면 화면

갤럭시 폴드의 전면 화면은 그야말로 보조 디스플레이입니다. 이동 중 핸드폰을 확인할 때, 번잡한 곳에서 디스플레이를 펼치고 싶지 않을 때나 잠깐 쓰고, 컨텐츠를 작성하든 소비하든 오랫동안 폰을 붙잡고 있을때는 쓰기 힘든 화면입니다.

폴드1의 전면화면은 너무 좁고 작아서 쿼티 키보드 사용시 오타가 빈발한다.

일단은 스마트폰의 모든 기능을 쓸 수는 있다.



폴드2에서는 이점이 다소 개선되었습니다. 전면 화면이 약간 넓어지고, 매우 길어져서 폴드2의 반쪽을 거의 다 덮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결과 전면 화면의 사용성이 대폭 개선되어, 어지간한 작업은 소화 가능한 정도가 되었습니다.

이제 키보드가 두렵지 않다.

유튜브에서 동영상을 핀치투줌으로 확대할 수도 있고, 런처 메인화면을 가로로 놓고 쓸 수도 있다.



2. 메인 화면

최초의 쓸만한 폴더블 스마트폰인 갤럭시 폴드의 메인 화면은 절대 완벽하지는 않았습니다. 발매연기의 단초가 되었던 내구성 문제는 실제품에서는 해결되어 나왔지만, 필름 재질의 겉면은 (일반 사용에 지장 없는 범위 내에서의)파손에 취약합니다. 화면 한 구석을 차지하고 있는 거대한 카메라군 역시 그닥 반갑지 않은 존재입니다.

스마트폰에서 셀카는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지만, 폴드1 정도면 과감하게 생략하고 출시해도 괜찮았을 것 같다.
전면 화면에서 셀카를 찍을수도 있기도 하고.


폴드2는 먼저 전면 화면을 UTG로 바꾸어 촉감과 내구성을 개선했습니다. 또 셀카용 카메라를 펀치홀 안으로 집어넣고, 전체 화면의 크기도 키워 폴드보다 더욱 시원하게 트인 메인 화면을 자랑합니다. 특히 카메라가 잡아먹고있던 공간이 자유로워 진 것이 마음에 듭니다.

BIGGER IS BETTER


아쉽게도 만화책이나 동영상은 보이는 크기가 극적으로 변하지 않았다.
펀치홀때문에 낭비하는 공간을 적극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해 줬으면.


화면 구석의 이물질(?)이 제거되니 체감상 훨씬 시원해졌다


사실 갤럭시 폴드는 고전 애니메이션 감상에 최적화된 핸드폰이다.


하지만 아무리 화면이 커봤자 즐기는 게임이 폴드의 화면비를 지원하지 않으면 말짱 도루묵.



3. 그 외

갤럭시 폴드2에서는 힌지가 바뀌었습니다. 힌지의 전반적인 형상은 같지만, 열고 닫는것만 가능했던 폴드1과는 달리 폴드2는 힌지의 각도를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는 프리스톱을 지원합니다. 삼성은 이 프리스톱 힌지를 이용하는 여러 예시를 홍보에서 강조하던데, 저는 그렇게 쓰는 일이 없어서 별로 와닿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메인화면을 열고 닫을때 전보다 힘을 좀 더 써야하는게 괜히 신경쓰이더라구요.

닫혔고, 덜 닫혔고, 다 열린 상태만 지원하는 폴드1과 달리, 폴드2는 무게중심이 허락하는 선에서 자유로운 각도 조절을 보장한다.



갤럭시 폴드2의 카메라는... 놀랍게도 폴드1에 비해서 스펙상 바뀐 점이 없습니다. 폰을 반만 접어서 촬영과 동시에 갤러리를 탐색한다던지, 후면 카메라로 셀카를 찍기 쉽도록 여러가지로 궁리를 했다던지 소프트웨어면에서 자잘한 발전이 있었습니다만. 같은 플래그십이라는 s20이나 노트20의 1억화소! 100배줌! 카메라와 비교하면 스펙상 한참 떨어집니다.

따지고 보면 S20이나 노트20의 카메라가 실사용도를 넘어서 지나치게 오버킬인거고, 폴드2의 카메라가 딱히 못 쓸 정도로 후진 건 아니니 이해가 갈 듯 하기도 하면서도, 또 저 툭 튀어나온 카메라 모듈을 보면 잘 이해가 안 되기도 합니다.

그 성능에 비해서 자기 주장이 지나치게 강한 카메라 모듈.



여러모로 전작보다 발전한 폴드2지만 한가지 확실하게 퇴보한 부분이 있는데, 바로 내장 용량입니다. 기본 512GB였던 폴드1과는 달리 폴드2는 256GB 모델만 판매합니다.(한국 내 이야기)

저는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와 넷플릭스/개인서버 스트리밍을 사용해 용량을 다소 여유롭게 사용하는 편이지만, 그래도 있던 걸 뺏어가는 건 좀 치사하네요. (최초 출시가격 기준)가격이 낮아진 것도 아니고, sd카드를 넣을 수 있는것도 아닌데.

폴드1의 용량 사용 현황. 폴드2는 데이터를 처음부터 다시 채워야 하니 한동안은 괜찮겠지만...



4. 결론

1년간 폴드를 사용하고, 잠시 폴드 2를 만져보고 난 결론은, 앞으로 제가 폴드보다 화면이 작은 스마트폰을 살 일은 없을 거라는 점입니다. 폴드 시리즈는 일반적이지 않은 큰 화면을 휴대해 다닐 수 있게 해 주는 유니크 솔루션입니다.

이미 안드로이드 생태계에 정착한 이상, 폴더블 아이폰이 나오더라도 그쪽으로는 넘어가지 않을테고, 경쟁업체들이 이 정도 퀄리티를 언제쯤 따라올수 있을지 의심이 드는 상황이 저를 갤럭시 폴드 충성고객으로 만들고 말았군요.

누군가에게 핸드폰을 추천한다면 저는 폴드를 첫째로 추천하지는 않을 겁니다. 일단 무겁고, 때로는 큰 것이 불편할 때도 있고, 무엇보다도 너무 비싸죠. 대부분은 물리적 한계가 있으니 어쩔 수 없지만, 후속작에서는 가격만큼은 저렴한 방향으로 진화했으면 하네요.

하지만 당신에게 큰 화면을 편리하게 휴대하고싶은 욕심이 있다면, 가장 현실적이면서도 가장 이상적인 답은 갤럭시 폴드2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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